특종 : 량첸살인기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시작의 시퀀스는 나쁘지 않았으나..

기자들의 삶을 더욱 끈적하게 보여주고

전반적으로 좀 더 진지하게 세심한 장인의 손길로 다듬었다면 어땠을까

꽤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슬랩스틱과 블랙코미디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덕분에 중 후반부의 서스펜스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성긴 그물 사이로 너무 많은 고기들이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씨알 굵은 놈 하나는 건졌다.

괜찮은 영화였다.

MAZE RUNNER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아이들은 달린다.

무엇으로부터 왜 어디로 도망치는지도 모른채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것들 뿐이라

흡사 짐승의 감각으로 살아나가는 것이다.

장르가 다큐가 아닌가 싶다.

부디 영화에서라도

노련한 사냥꾼들을 좌절시켜라

부탁이다.

test


2년 후

그리고 마지막 포스트로부터 2년이 흘렀다.

2년간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안타깝게도 이룬 것 없이 서른살을 맞이하게 되었다.

게다가 백수로

백수가 된 지 이제 3주째다

나 스스로 두려울 정도로 쳐 놀고 아무렇게나 쳐 살았다

오랜만에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내 정신을 워밍업 시키기 위해서다.

일을 그만두면 글을 써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부응한 것이다.

읽어야 할 책들도 많은데..

백수로서의 삶은 길어야 다섯 달 정도일 것이다.

주체못할 자유를 다스려야 할 때다.

2년 전엔 모호하지만 하고싶은 것들도 많고 하고싶은 이야기도 많았는데

요즈음엔 내가 뭘 원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여행이라도 떠나야되나 싶다.

오늘은 복귀한 첫 날이니까. 이 정도만.

이글루스가 아직도 남아있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다.

이사하고 구석탱이에 쳐박아놨던 먼지투성이 일기장을 꺼내보는 기분이다.

사실 서른살이 다 되어 지난 글들을 읽어보면 참 쪽팔리고 오글거리는 것도 없지 않은데

그걸 부정하는게 더 쪽팔리기 때문에 그냥 계속 이어 쓸 생각이다.

그럼, 조만간에 다시 만나길

20130416의 일기 KIPA

군용물품 할아범을 때려치고 새로운 아이템을 잡았다

난항이 많았지만

결국 내일 찍기로 했다

무슨 얘길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막막하다

민영이랑은 많은 회의와 식사를 통해 쬐끔 더 가까워진듯한 느낌이다

내가 독선적인가? 자만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자는 혈당을 항상 유지시켜줘야 된다는 선인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랐다

막막한데 촬영은 해야되고 편집과 나레이션까지 생각하니 숨이 턱턱 막힌다

어이쿠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의 벼룩시장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김밥에 김빠지는 소린가

배고파서 저녁에 라면에 만두를 먹었는데 얹혔나 깝깝하다

내일 촬영을 위해 얼른 러프한 촬영 구성안 짜고 자야되는데

으어어 어떡하징

대안없는 걱정이라는 거 정말 답안나오는거로구나

세 발짝 앞이면 낭떠러지라는 걸 알고도 마지막 발걸음을 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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